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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저널

10년이 지난 후 - 근로자의 조각 메모 -1

by 이티서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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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때는 야근과 출장이 잦았다. 6시에 퇴근하면 마음이 불안해서 미칠것 같았다. 월요일에 출장지에 가서 금요일에 집에 돌아왔다. 해외로 가면 몇주동안 집에 오지 못했다. 친구들과의 약속도 잡지 못했다. 온 정신을 회사에만 쏟아 부었다. 저녁 8시가 초저녁 같이 느껴졌다.  시간이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야근했다. 이렇게 까지 해야 되는 줄 알았다. 스트레스 푸는 법도 깨닫지 못한 나의 20대는 인성도 바닥을 쳤다. 

 

30살이 될때까지 나는 평일에 약속을 잡을 수 없었다. 내 일정은 내가 정할 수 없었다. 실무자에서 점점 리드 쪽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근무시간에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실무자에게 의자를 내어주고 9시부터 6시 까지 서있던 적이 있다. 허리와 등이 너무 아팠다. 그러다가 다리가 저렸다. 베트남이였다. 더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를 혹사시키면서 죄책감에 젖어서 살고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너무 불안했다. 그렇게 내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면서 30대 중반이 되었다. 과거에 혹시나 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죄책감에 잠식되어 있다는 것을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나는 지금 보다 더 반짝이면서 뻗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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