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밑줄 긋기

20대 나의 감정선

by 이티서 2025. 4. 6.
반응형

오늘 밤 남편이 아이를 재우러 들어간 사이
잠깐 거실을 정리하고 나서 드라마를 볼 생각으로 핸드폰을 잡았는데 그만 유투브에서 쇼츠를 1시간을 넘게 봤습니다.

이제는 드라마를 보는 것도 노오력을 기울여서 쇼츠로 향하는 내 의지를 억눌러야 된다는 사실에 뭐랄까 한심합니다.

자기전에 잠깐 20대 이야기나 떠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읽고 있는 이하영 원장님의 책 "나는 나의 20대를 가장 존중한다" 덕분입니다.

힘들었던 20대 덕분에 지금의 내 삶의 있다는 식으로는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때의 부족함때문에 남들은 다 하지도 않는 고생을 사서 했다고...
짧은 생각에서 나온  알량한 선택으로 더 큰길로 가지 못했지 이렇게 아쉬워 했습니다.

20대의 부족한 나는 늘 엉망징창 똥 멍청이같은 연애를 했고. 그때마다 존재가치나 자존감이 후두둑 털려서  지금은 어디에도 이름을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세상은 나에게 관심이 없는데도
모든 사람들이 쌍안경을 쓰고 나의 실수 과오 잘못들만 쳐다보고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20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냐면
하기싫은 것을 하지 않기 위해 살았습니다.
여유가 없었고
집요한 성격탓에 목표를 잘 잡으면 쭉쭉 자라날 수 있었지만 지금도 그렇듯 목표를 잘 잡는것은 늘 어렵습니다. 아직도 잘 못하는거 같아요

사주팔자를 보니 이제 활활 타던 불이였던 제 인생이 이제 등불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제 20대는 정말 활활 타오르는 불이였던것 같습니다.
23살 취직한 이후로
정말 6시 퇴근이 불안할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그 덕에 근무환경이 점점 나아져서 지금 이곳입니다.

이 모든 흐름이 결국 운이였다고 생각하지만
이직할때 마다 직무를 변경할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맹렬하게 이유를 찾아 내 자신을 설득하는 일을 했습니다.

일 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은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주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감정적인 수용을 받고 자라지 못해서 늘 그런 티가 났고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수용하지 못하고 짜증이 많은데 또 어떨때는 극도로 의존적이였던 20대 였습니다.

베프라고 믿고 의지하던 친구에게 손절도 당했습니다.
그 친구도  나를 지지하고 믿고 곁에 있어준 그 시절동안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20대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다고

어렸을때부터 한순간 친했던 친구들이 어느순간 멀어지는 경험을 수없이 했고. 외로웠습니다. 사람들과 어떻게 장기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지 몰랐고. 어느정도 까지 내 속을 털어놔야하는지 몰랐고
상대방의 마음을 지켜주는 법을 몰랐습니다.

지금도 한 몇일 폭주하고 나면 다음날 조용히 후회해요.  

정말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에게는 언제나 내가 아닌 더 친한 친구들이 있었고. 친구의 고민과 쏟아내는 불평불만을 있는그대로 들어주기에는 그릇이 너무 작은 내 마음이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진짜 좋아하는 마음보다는 다른 사람을 나를 투영하는 거울로써 쓰는 적이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심리적 문제를 늘 떠안은 20대였고
그 덕에 술주정 주사가 너무 심해서 제 자신에 대한 수치심은 또 피크를 찍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귀한 인연들이
함께 술을 먹은 이후에 저를 손절했습니다.

술주정은 4번 정도 였는데
그때마다 내가 진짜 미친사람은 아닌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심각하게 생각했고. 상담치료를 받은적도 있습니다.

상담사는 제 감정이 너무 심하게 억눌려있어서
스트레스가 심할때 술을 마시면 돌변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술 문제를 일으키는 소주를 완전히 먹지 않게 되었지만. ( 네 부끄럽게도 맥주는 일주일에 한캔은 먹습니다)

서른까지는 주변 사람들이 어화둥둥해주면
그게 너무 행복에 겨워 술을 조금 많이 먹게되어 술주정 이슈가 한 번 더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느순간 서른이 되었고
이번 생은 결혼은 글렀다 생각하고 또다시 좌절한 순간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어느날 영화관에서 남편의 손을 잡았을때
내 안의 콜로이드처럼 끊임없이 속시끄럽게 요동치던 모든 물결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을 느꼈습니다.
그 후로 남편은 제 마음에 그냥 들어와버렸고

서로 잘 맞지 않거나 문화충격 같은 모든 행동들이 다 예외처리 되며.  편안한 주말부부처럼 지내다

마침 딱 맞는 전세집을 발견했던 그때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30대 내 곁을 차분하게 지켜준 남편도
40대가 되면 사무치게 고맙게 느껴지겠죠
내일 아침은 알람을 맞춰놓고 일찍 일어나 남편을 온전히 도와줘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반응형

댓글